작성일 : 10-06-09 15:20
정당가입 교사 징계 위법논란
 글쓴이 : 한국교원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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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당가입 교사 징계 위법논란
“법 규정한 위임사무 본질 훼손” … 정부, 전교조 교사 등 230여명 파면·해임

검찰이 민주노동당에 가입했다는 이유로 불구속 기소한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소속 교사와 전국공무원노동조합 소속 공무원에 대해 정부가 파면 해임 등의 배제 징계 절차에 착수하면서 이를 둘러싸고 법적 논란이 일고 있다.
지난달 6일 서울중앙지검 공안2부는 민노당에 당원 등으로 가입해 수년에 걸쳐 1억153만원의 당비나 후원회비를 낸 혐의로 정진후 전교조 위원장 등 전교조 교사 183명과 전공노 공무원 90명 등 총 273명을 불구속 기소했다.
교육과학기술부와 행정안전부는 19일과 20일 전국 시도 교육청 감사담당과장 회의와 시도 부시장 부지사 회의를 열고 현직 공립교사 138명과 현직 공무원 89명에 대해 전원 파면 해임 등의 배제 징계를 하기로 결정했다.
정부는 사상 초유로 공무원들의 집단적 정당가입 사건인 것을 감안해 일체의 관용 없이 엄중 문책하는 게 필요하다는 판단이다. 이에 따라 각 시도 교육청과 전국 60개 지방자치단체는 징계절차에 착수했다. 다만, 징계의결 요구권을 가진 전국 시도 교육감과 지방자치단체장을 새롭게 선출하는 지방선거가 진행되고 있는 점을 감안해 심문 준비와 소명 자료 제출 등이 이뤄지고 있는 실정이다.

◆징계수위 결정 권한 정부에 없어 = 그런데 문제는 정부가 배제 징계를 결정했다고 해서 그대로 이를 이행해야 하는지 여부다.
현행 국가공무원법과 교육공무원법은 공무원과 교사의 임용권을 해당 부처 장관과 시도 교육감에게 위임하고 있다. 물론 5급 이상 공무원과 고위공무원단에 속하는 일반직 공무원은 대통령이 임용하도록 되어 있으나 이의 일부는 해당 부처 장관에게 위임돼있다. 지방공무원 임용은 지방공무원법에 따라 아예 해당 자치단체장의 소관이다.
임용권은 신규채용·승진·전보·겸임·파견·휴직·직위해제·정직·복직·면직·해임 및 파면을 할 수 있는 권한을 말한다. 인사권 자체가 임용권인 것이다.
현재 정부가 파면 해임을 하라고 한 교사와 공무원에 대한 임용권은 교육감과 자치단체장에게 있다. 지휘 감독권을 갖고 있는 정부가 권고나 의견을 개진할 수 있는 있겠지만, 징계의결을 요구하고 징계수위를 결정하는 권한은 정부에 있는 것이 아니다.
김갑배 대한변협 전 법제이사는 “법령에 의해 위임했다면 그 사무 자체를 맡긴 것으로 중앙정부가 위임해놓고 개입하는 것은 위임사무의 본질에 어긋나는 행위”라고 비판했다.

◆“정부 개입은 직권남용에 해당돼” = 정부가 감사담당 과장 회의와 시도 부시장 부지사 회의를 열어 징계수위를 강제하는 것은 법에 어긋날뿐더러 직권남용에 해당될 수 있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징계의 구체적인 절차를 규정한 대통령령인 교육공무원징계령은 수사기관이 수사한 사건을 통보받은 경우 교육기관의 장은 상당한 이유가 없는 한 1개월 이내에 징계위원회에 징계의결을 요구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행위의 주체도 교육기관의 장인 교육감이고 중징계와 경징계로 구분해 징계 의결을 요구하도록 하지 않고 있다.
물론 교육감이 자체 인지한 징계사유가 있는 경우에는 다르다. 일반직 공무원 징계절차를 규정한 공무원징계령은 모든 징계의결을 요구할 때, 징계 사유에 대한 충분한 조사를 한 후에 중징계와 경징계로 구분해 요구하도록 하고 있다. 하지만 현재 행안부가 배제 징계하도록 한 지방공무원에 대한 징계권은 처음부터 자치단체장에게 있다.
박공우 변호사는 “수사기관에서 통보한 범죄처분에 대해 지금까지 전국 시도교육청이 징계한 사례를 보면 주의나 경고처분으로 처리한 경우가 많았다”며 “징계의결 요구권이 있는 교육감에게 징계 수위까지 정해 강제할 수 있는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김 이사도 “교육감과 자치단체장의 징계의결 요구에 따라 실제 징계 수위를 정하는 징계위원회 위원들이 중앙부처의 지시에 따라 징계하면 재량권 남용에 해당된다”며 “특히 압력을 가한 중앙부처는 직권남용으로 위법성 시비를 피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실제 1981년 사법시험 23회 면접시험에서 안전기획부(현 국가정보원)의 압력으로 탈락한 10명에 대해 법무부는 진실화해위원회 위법 결정에 따라 2008년 합격처분을 내렸다.

선상원 기자 won@naeil.com
정보제공:(주)내일신문